본색160

2011/02/26

한때는 내가 없어도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들과 세상으로 인해 다소 서운하기도 했었지만, 지나고 보니 내가 없어도 아무 상관이 없는 사람들과 세상이라는 사실이 얼마나 다행스런 일인가 싶기도 하다.

본색159

2011/02/26

봄은 늘상 속으면서도 또 밭을 갈고 씨를 뿌리는 농부의 설렘과 함께 오고, 가을은 남는 것 없어도 감사할 줄 아는 허수아비춤만으로도 풍요로운 그들의 거룩함과 함께 간다. 그렇게 오고 가는 삶들이 있어 뭇 생명들은 또 다음을 기약할 수 있는가 보다. 삶이란 결국 이익이 남지 않는 장사일 수 밖에 없지만, 늘 발버둥치는 환상 속에 있는 것일지도 모르겠다. 그 속을 지혜로써 일찍 깨닫는다고 한들 죽지않고 살아있는 마당에 그런 거래를 중단할 수 있을 것인가. 오직 살아서 가능한 바른 행동만이 더 솔직한 깨달음일 것이다.

본색158

2011/02/26

가려진 잎들이 문득 사라져 버리고, 감춰진 것들이 적나라하게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어느 순간에는 누군가의 심판도 결코 피해 갈 수는 없을 것이다. 벌거벗은 채로달리 피할 방도도 없이 그 붉은 속과 마주할 수 밖에 없을 것이다. 그것이 어쩌면 부지불식 중이라도 서로가 쉽게 고백하지 못하는 가장 바라던 진실에 가까운 순간이 아닐까 싶다. 의도하지 않은 결과라 할지라도 이젠 더이상 숨길 수 없으므로 드러날 수 밖에 없는 사실들을 가리고 있는 검은 잎들을 하나씩 지워가는 것, 그것이 세상을 있는 그대로 존재하게 하는 것이고, 또  있는 그대로 볼 수 있게 하는 것들이리라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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본색157

2011/02/06

살아가는 데 있어 가장 경계하고 서둘러 깨우쳐야 할 일은 바로 자신의 무지일 것이다. 욕망과 집착의 어리석음이 모든 고통의 씨앗임을 아는 일일 것이다. 그럼에도 불구하고 자신이 그 씨앗을 뿌리고 있는 주범이라는 사실을 모르는 것은 오히려 죄악에 가깝다. 그래서 모든 기도의 시작이 바로 참회일런지도 모르겠다.

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